2011년 4월 17일 일요일

STEFANO BEMER

품목과 품종, 아이템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다르지만 대개 좋아하면 찾게되고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들을 지나고 나면 어느 시점에서 멈춰지는 것과 더 깊게 들어가는 것, 다시 내려갈 수 있는 것 혹은 아예 다시는 안찾고 후회하는 것들이 생기게 마련이죠. 누구는 옷일테고 누구는 술일테고 누구는 운동용품일수도 혹자는 식도락일수도 있겠죠. 다양한 구두를 신어보면 점점 하이엔드급의 구두들을 향해 눈높이가 맞춰지고 있음을 알게 될 때가 있지요. 지출이 커지기에 적당한 선에서 합의점을 찾고 싶어도 쉽게 되지 않는 경우이기도 하지요.

하이엔드급구두들은 개인의 선호도와 호오에 따라 차이가 심한데 제 기준은 전체적인 모양새를 우선으로 가죽의 질, 가죽의 두께, 가죽의 염색방식과 염색과정, 발색, 재단컷, 창안쪽의 안감퀄리티, 발가락표시분할, 발가락이 놓여지는 위치, 발뒷꿈치가 닿는 부분의 부드러움과 구두의 앞부분이나 뒷부분 어느곳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구두인가, 중창에 쓰여진 가죽, 혀의 질과 강직도, 혀의 운동범위, 발목부분들의 부드러움과 끈이 묶였을때의 유연성, 뒷굽의 마모도, 장식, 구두끈, 구두끈 양끝의 생김, 버클, 펀칭, 봉합접의 마무리완성도를 생각합니다. 좀 더 개안하여 꿰매지는 실의 종류와 두께, 튼튼함 등등등까지 따지면야 좋겠지만 아직 눈높이가 조야한지라 대략 저정도 같네요. 피렌체의 하이엔드급 구두는 단연 stefano bemer 와 roberto ugolini 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alfred sargent 정도의 구두들은 비교대상이 아니겠죠.

여담인데 저의 경우 처음 bemer의 이름을 들은건 구두로부터의 유명세가 아니라 몇 해 전 해외토픽에서 저 유명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구두를 배우러 문하생으로 들어갔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입니다. 구두가 얼마나 좋길래 만사제치고 구두공방 문하생이 되려나가 첫번째 생각, 실력이 얼마나 좋길래 저런 사람이 스승으로 모시나가 두번째 생각입니다. ugolini 가 전통적인 윙팁이나, 몽크스트랩에 역점을 두는 반면에 bemer 는 캐주얼부터 옥스퍼드까지 다양하게 소화합니다.

stefano bemer의 검정스트팁입니다.



bemer 은 신는 순간 착화감이 좋습니다. 쫙 감기는 맛이 있어요. 누구는 bemer 의 구두가 무겁다고 하는데 제 경험상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edward green 을 신다가 bemer 로 갈아신으면 확실히 느낍니다. 아쉽게도 사진상의 구두는 bespoke 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6시간 정도 지나면 발등이 좀 눌리기는 합니다. 또한 쉽게 가까이 하지 못하는 가격대는 눈물이 글썽거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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